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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음주운전변호사 “1.8km기어와 50m앞에서 기습···진화한 북한군, ‘터미네이터’ 같았다”[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북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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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중 날짜26-01-20 15:57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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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음주운전변호사 [신년기획]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북한군 파병1년
① 북한군이 진화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위치한 마이단 광장. 이곳은 2014년 유로마이단 혁명이 일어난 장소로 ‘민주광장’이라고도 불린다. 지난해 10월 찾은 이곳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사자들을 기리는 깃발이 많이 꽂혀 있었다. 그중에 유독 쿠르스크에서 사망했다는 표식이 많았다.
우크라이나는 2024년 8월6일 최정예부대를 앞세워 러시아 국경을 넘어 쿠르스크를 점령했다. 쿠르스크는 농축업을 주로 하는 농촌마을이었다. 1980년대 러시아는 이 농촌 지역에 열병합발전소를 세웠고,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을 건설했다. 러시아의 3대 핵발전소 중 하나인 쿠르스크 원자력발전소도 이곳에 있다. 그중 쿠르스크의 수자(Sudzha)시는 유럽으로 향하는 러시아 천연가스 관문이 있는 곳으로 전략적 가치가 크다.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진격 작전은 동부 전선(돈바스)에 집중된 러시아군의 화력을 분산하고, 향후 종전협상 시 러시아에 점령당한 우크라이나 영토와 교환할 수 있는 ‘카드’를 얻기 위한 것이었다.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점령은 러시아 입장에서는 제대로 허를 찔린 셈이 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본토가 외국군에 점령된 첫 사례라 러시아 내부적으로 정치적 부담도 컸다. 러시아가 쿠르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군대를 보내려면 어쩔 수 없이 돈바스에서 싸우는 군인들을 분산시켜야 했다. 이 부분이 러시아가 북한군 파병을 원했던 이유다.
2024년 6월19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했다.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서명했다. 이 조약의 가장 핵심적인 조항은 제4조인 “어느 일방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다른 일방은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한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이다. 사실상 군사동맹이다. 북한군 파병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같은 해 10월 북한군 병력 1만3000명이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고, 12월 초 쿠르스크에 배치됐다.
쿠르스크 진격 초기 선봉에 선 우크라이나 부대는 정예인 제80공중강습여단이다. 이 부대는 지난해 1월부터 북한군과 본격적으로 교전을 시작했다. 80여단 정찰부대 중대장인 콜사인 ‘리’는 무리를 지어 움직이는 북한군을 발견했다. 그는 “정찰드론을 통해 보니 북한군은 생각 없이 10명, 20명, 30명씩 무리를 지어 걸어왔다”며 “그들은 쉽게 제거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장의 가장 큰 특징은 ‘드론전’이다. 드론이 폭탄을 싣고가 적진에서 폭발한다. 특히 FPV(일인칭 관찰자 시점) 드론은 상당수 전사자를 만들어낼 만큼 치명적이다. 북한군에게 듣도 보도 못한 병기였다. 드론은 날아가 북한군 병사 무리에서 터졌고 사상자가 속출했다.
하지만 이는 초기에 한정됐다. 같은 80여단의 정찰병 콜사인 ‘브라운’은 “북한군은 시간이 지나자 점점 진화했다”며 “북한군은 우리가 더 큰 병력에 주의를 빼앗긴 틈을 타 다른 북한군들이 우리 측면에서 은밀히 우회해 공격했다”고 말했다. 북한군이 드론을 운용하는 것도 관측됐다. 파병 두어 달이 지나자 북한군은 더 이상 드론에 속절없이 당하는 오합지졸 군대가 아니었다.
우크라이나군의 제225독립돌격대대는 장갑차와 드론을 이용해 북한군과 가장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전장에서 북한군 군복 조각과 한글이 적힌 메모 등을 확보해 전 세계에 공개한 바로 그 부대다.
225대대의 에븐 상사는 “북한군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방법으로 전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들판에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오전 5시경 드론병이 정찰하고 있었음에도 북한군은 수풀로 위장하고 무려 1.8㎞를 기어서 우리 코앞인 50m까지 왔다”며 “북한군의 급습을 받고 교전이 시작됐고, 2~3시간 뒤 지원병력이 도착해서야 북한군을 모두 사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븐 상사는 “정말 놀랐다. 북한군은 매우 훈련이 잘돼 있었다”며 “더 놀라운 건 그들 중 누구도 도망가거나 항복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말 그대로 ‘편도 티켓’(one-way ticket)만 갖고 있는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힌 한 러시아 병사는 “훈련소에서 북한 군인들을 봤다. 약 1500명이 있었고, 그들은 러시아 군인들이 배우는 모든 것을 배웠다. 전투 행동, 사격, 전술, 전략 등이다. 우리는 함께 먹고, 함께 샤워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를 보여주며 “그곳은 쿠르스크의 ‘포스토얄리예 드보리(Postoyalye Dvory) 훈련소’”라며 “통역사들이 북한군과의 대화를 도왔다”고 했다.
준비되지 않은 파병이었던 만큼 초기에는 혼란도 많았다.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을 전혀 구분하지 못했다. 북한군이 러시아군 장교를 포로로 잡은 사건도 있었다. 러시아군은 식별을 위해 붉은 완장을 찼다. 그는 “붉은 완장이 없으면 끝이다. 바로 북한군에게 사살당한다”고 말했다.
언어 소통의 문제도 심각했다. 9개월간 쿠르스크에서 작전을 했던 우크라이나 영토방위군 사령부 공보국장 올렉시 드미트라시키브스키 대령은 “우리 드론 영상에서 러시아군과 북한군이 서로 다투다 총격전으로 이어진 장면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인터뷰한 대부분의 러시아 포로들은 북한군에 대해 매우 강한 부대라고 말했다. 한 러시아 포로는 “북한군은 우리보다 더 자주 훈련했고, 그들의 교관들은 더 강도 높은 훈련을 시켰다”며 “우리(러시아) 교관들조차도 그들이 어떻게 하는지, 우리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비교하며 그들을 모범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러시아 포로인 미카엘은 “북한군은 빠르고, 용감하고, 게으름 피우지 않았다”며 “터미네이터 같았다. 달리고, 뛰고, 지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군 부대가 일반 부대가 아니고 정예군이었으리라 추측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북한군 정찰총국과 폭풍군단이 파병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포로인 아톰은 “2025년 4월경 북한군과 전투를 했는데 그들은 정말 전투를 잘했다”며 “쿠르스크 지역 대부분은 북한군이 해방시켰다고 들었다”고 했다. 러시아군은 쿠르스크를 9개월 만에 탈환했다. 푸틴 대통령이 군복 차림으로 달려갈 만큼 중요한 승리였다. 이 승리에 북한군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의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양 국가의 전쟁포로 숫자는 굉장히 많다. 하지만 알려진 북한군 포로는 2명뿐이다. 북한군 포로는 왜 적을까.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정부는 북한군 포로들을 공개했다. 한 명은 턱에 붕대를 감은 모습으로, 또 한 명은 누워 있는 상태로 목소리와 얼굴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 그 이후 추가적으로 알려진 북한군 포로는 전무하다. 그 의문은 우크라이나군 225대대를 만나고 풀리기 시작했다.
225대대 페트로 중사는 지난해 2월 새벽 북한군과 교전했다. 그는 교전 수칙대로 부상당한 북한군 병사에게 다가갔다. 그의 몸을 수색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병사는 수류탄을 들고 있었고, 곧바로 안전핀을 뽑았다. 페트로 중사는 간신히 몸을 피했지만, 북한군 병사는 사망했다. 페트로 중사는 “교전했던 모든 북한군은 포로가 되느니 자폭을 선택한다”며 “대부분 포로의 길을 선택하는 러시아군과 다르다”고 말했다.
러시아군 포로 중에는 죽느니 포로가 되는 길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 러시아군 포로는 “(우크라이군의 포격이 시작되자) 스스로 우크라이나군 진지로 가서 포로가 됐다”며 “나는 그냥 총알받이일 뿐이라는 걸 깨달았고, ‘200번’(전사자)이 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또 다른 포로도 “같이 싸우던 전우들이 항복을 제안했다”며 “나는 25세밖에 안 됐다는 걸 깨달았고, 발포 없이 항복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절대로 항복하지 않고 자폭을 선택하는 북한군의 모습은 우크라이나군에는 충격이었다. 드미트라시키브스키 대령은 “대대장이 북한군 병사 하나를 생포했는데, 그 병사는 자기 팔의 혈관을 스스로 깨물어 끊고 죽었다”고 전했다.
안드리 체르냑 정보총국 대변인은 “북한군은 (북한의) 선전으로 인해 완전히 세뇌되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람들”이라며 “김정은을 ‘태양’으로 생각하는 북한군은 포로가 되면 자살하도록 확실하게 세뇌교육이 됐는데, 이렇게까지 세뇌가 심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언제든 죽을 준비가 되어 있고 앞으로만 전진하는 군대, 두려움을 모르고 스스로 실전에서 진화하는 북한군을 러·우 전쟁에 참전시킨 것은 러시아 입장에서는 신의 한 수가 됐다. 반면 생각지도 못한 북한군으로 인해 쿠르스크에서 퇴각한 우크라이나로서는 뼈아픈 손실이 됐다.
이후 북한군은 공병부대와 지뢰제거부대를 파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은 러시아와 군사적 협조관계에서 혈맹의 관계로 발전했다”며 “이는 한반도 안보에도 미치는 영향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은 북한군에 대비하지 못한 군대였지만 한국군은 대비하는 군대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키이우(우크라이나) 김영미 국제분쟁전문PD
정리=박병률 기자
# 김재영씨(32)는 지난달부터 미국 달러를 사모으기 시작했다. 환율이 오르자 ‘믿을 건 달러’라고 생각했다. 그는 주식투자는 하지 않고 있다. 변동성이 커서다. 최근 달러보다 안전자산 격인 금에도 관심이 간다. “금은 안정적이잖아요. 금 가격이 오르고 있고요. 진입 시기를 고민 중입니다.”
안전하다는 믿음은 이처럼 투자의 출발점이 된다. 원화보다 달러를 믿으면 달러를 사들이게 되고, 금이 더 안정적이라는 생각은 금 투자에 관심을 갖게 한다. 기축통화국 미국을 향한 신뢰는 미국 주식에 장기 투자하게 한다. 통화질서 역시 믿음이 출발이다. 언제 어디서든 달러로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은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게 한다.
“달러가 절대적 패권을 휘두르고 탄탄한 안정성을 자랑하는 시대는 이미 정점을 지났을지도 모른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펴낸 저서 <달러 이후의 질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도 취재진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가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놀라울 정도로 거대한 정책적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며 “달러 가치가 4~5년 안에 치명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국제금융이나 교역에서 달러 의존도를 줄이는 ‘탈달러’ 흐름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달러만 믿고 있을 순 없다’는 건데, 세계 각국의 외환보유액에서 미국 달러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초반 약 70%에서 2024년 말 57.8%까지 떨어졌다.
달러 지위의 변화는 글로벌 관세전쟁을 선포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더욱 두드러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DXY)’는 지난해 말 8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금값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연일 치솟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만 9.5% 급락했다. 트럼프 1기 첫해인 2017년 9.9% 떨어졌는데, 재집권 1년 만에 이 감소 폭에 근접한 것이다.
탈달러 움직임은 크게 달러의 무기화와 미국 재정적자에서 기인한다. 미국은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활용해 금융제재를 시행해왔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와 청산은행간결제시스템(CHIPS) 등 미국 주도 달러 결제망에서 배제하는 것인데, 이는 사실상 해당 국가의 수출입 대금 결제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효과를 지닌다. 세계 대부분 국가가 원유, 금, 곡물 등을 거래할 때 달러를 사용해서다.
러시아 자산동결 조치는 달러의 무기화에 대한 반감을 키웠다. 재산권 침해는 결제망 퇴출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돈이 묶일 수 있다는 불안감은 미국과 각을 세우는 국가들뿐만 아니라 우방국들에도 엄습했다.
늘어만 가는 미국의 나랏빚도 문제다. 미국 국가부채는 지난해 8월 37조 달러(약 5경1060조원)를 돌파하고 두 달 뒤 38조 달러(약 5경4693조원)를 넘어섰다. 미국은 2001년 이후 매년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많이 풀면서 부채 증가 속도가 더욱 가팔라졌다.
달러를 예전만큼 믿지 못하자,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뛰고 있다. 특히 트럼프의 관세위협 속에서 ‘발행자 리스크’ 없는 금으로 투자자들이 몰렸다. 금 선물은 지난 한 해 동안 약 64% 급등해 1979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도 6% 넘게 오른 상태다. 특히 트럼프 재집권 이후 지정학적 불안정성과 미국 내부 상황이 맞물려 불확실성이 고조됐다.
미 국채 금리가 오르는데도 금에 돈이 몰리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통상 미 국채 금리와 금값은 하나가 오르면 다른 하나가 내리는 ‘역의 상관관계’인데, 최근 3년간 함께 오르는 추세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부 중앙은행들이 ‘불안정성이 내재될지 모르는 미 국채 혹은 달러 표시 자산을 가지느니 차라리 일부를 금으로 가져가자’고 생각한다”며 “이는 금값을 밀어올리는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한때 미 국채 보유량 세계 1위였던 중국은 꾸준히 보유량을 줄여왔다. 그 결과 2019년 일본에 1위 자리를 내줬고, 지난해 영국에 밀려 3위까지 내려앉았다. 시진핑 주석 체제 하의 중국은 미 국채를 팔고 금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중국의 금 보유량은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증가했다.
중국뿐 아니라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 모으기’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각국 중앙은행의 금 보유액(24%)은 미국 채권(23%) 액수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외화 보유가 달러화 표시 증권에서 실물자산으로 점진적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달러 패권의 시대’가 저문 것은 아니다. 당장 달러를 대체할 통화가 없다. 영국 파운드화는 미국 달러에 그 자리를 내줬지만, 달러는 반복되는 위기론에도 불구하고 그 위상을 지키고 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위안화가 국제화가 안 돼 있기 때문”이라며 “위안화는 중국 정부가 통제한다고 생각하니까 믿을 게 달러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다방면에서 미국과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통화만큼은 갈 길이 멀다. 한 중국 전문가는 “지금 단계에서는 달러패권 대체가 중국의 목표도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미 국채 보유량을 줄이고 금을 사모으는 등 달러 의존도를 줄이고 있지만, 이는 달러패권에 도전하는 목적이라기보단 향후 제재 대비 등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사실 중국은 2009년 무렵부터 위안화 국제화에 나섰다. 하지만 2015년 중국 증시가 폭락하고, 4조 달러가 넘던 외환보유고가 3조 달러대로 급락하며 주춤했다.
최필수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는 “위안화의 국제결제 비중은 세계 5위밖에 안 된다”며 “위안화는 통화의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선 괜찮은데, 위안화를 보유해서 사용할 수 있는 금융 시장이 취약하다”고 했다.
그는 “중국은 수출입·여행 등 실제 수요에 쓰이는 경상계정은 1996년 개방했는데, 채권·주식 등 자본거래에 쓰이는 자본계정은 개방하지 않았다”며 “창문은 열어놨는데 대문을 잠가놓은 것과 같다”고 말했다.
위안화 국제화의 속도가 빨라진다고 해도, 위안화는 중국 밖의 시장에서 쓰임새가 제한적이라 달러의 효용가치를 넘어서기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재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이 껴 있는 무역에선 위안화가 더 많이 쓰일 수 있다”면서도 “(이는) ‘달러 지배’를 흔드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즉, ‘중국·인도’ ‘중국·한국’처럼 중국이 거래 당사국일 땐 위안화가 쓰일 수 있지만 ‘인도·한국’처럼 중국이 당사자가 아닌 제3국 간의 거래에서 위안화가 쓰일 확률은 낮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어 “달러의 힘이 약해진다는 어떠한 시그널도 없다”며 “달러를 쓰는 이유가 없어지지 않는 이상 달러의 지위는 그대로”라고 했다.
이같이 각국이 달러 의존도는 낮추되 위안화가 대안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통화질서는 단순 ‘패권국 교체’가 아닌 복잡한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탈달러화 흐름은 특정 기축통화를 다른 통화가 대체하는 단선적 변화라기보다, 국제 금융질서가 점진적으로 다극화되는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고 했다.
한국은 달러 의존도가 높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2024년 결제통화별 수출입’ 통계를 보면 2024년 수출대금 결제 중 84.5%가, 수입대금 결제 중 80.3%가 달러로 이뤄졌다.
외환보유액에서도 달러 비중이 압도적이다. 한은 외환보유액 중 달러는 2022년말 72.0%, 2023년 말 70.9%, 2024년 말 71.9%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세계 외환보유액의 달러 비중(각 58.5%, 58.4%, 57.8%)을 매년 10%포인트 넘게 웃돈다.
한은은 현재 달러 외에도 유로화,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 호주 달러 및 캐나다 달러 등 주요 6개 통화를 중심으로 투자 중이다. 위안화 투자는 2012년 시작했다. 한은이 분산투자 비중을 늘리고 자산 다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한은이 금 매입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한은은 2013년 이후 금을 사들이지 않았고, 2024년 말 기준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금 보유량이 38위에 그쳤다. 다만 금은 가격 변동성이 크고 국채와 달리 정기적인 이자도 지급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단기적으로 금 보유를 늘릴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최근 3년간 한은의 외환보유액이 줄어 적극적으로 금을 매입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주간경향] 지난 1월 12일 찾은 충남 홍성군 홍동면 운월리 ‘우리동네의원’에는 30일까지 휴진한다는 공지가 붙어 있었다. 이훈호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이 지난해 12월 17일 건강 악화로 예정에 없던 큰 수술을 받고 입원하면서 시작된 휴진이다. 병원 측은 이 원장을 대신할 임시 의사를 찾고 있지만, 시골에 오겠다는 의사가 없다. 30일 이후에도 휴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1차 의료기관인 우리동네의원을 이용하는 환자는 하루평균 40명쯤. 대부분 홍동면에 거주하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은 70대 이상 어르신들이다. 이 원장 역시 홍동면 주민으로, 어르신들의 생활 변화를 가까이에서 지켜봐 왔다. 몇 년 전 다수의 마을 주민에게서 고혈압·당뇨 수치가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 원장은 어르신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사륜 스쿠터’에 주목했다. 사륜 스쿠터를 타고 논과 밭을 다니는 어르신에게 이 원장은 “가능하면 더 걷고,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원장은 입원하기 한 달 전에 지역 언론인 홍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의 삶과 그들의 방식을 존중해야 한다”며 “그들의 삶을 함께 들여다보는 의료를 지향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휴진이지만 병원 문은 열어둔다. 이날은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박희진 사무국장만 나와서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게 의사의 부재를 알리고, 이들이 처방받았던 약의 목록을 뽑아줬다. “약이 달라지면 환자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거든요. 읍내에 있는 다른 병원에 가서도 같은 약을 처방받을 수 있게 안내하는 거죠.”
전립선 관련 질환으로 병원을 자주 찾는다는 주민 신관호씨(78)는 “우리동네의원은 우리 병원, 이 원장은 우리 의사, 내 주치의”라고 말했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우리동네의원에서 물리치료를 받는다는 주민 이재자씨(81)도 “세상에 이런 병원, 이런 의사 없다”고 했다. “정형외과에서는 수술을 자꾸 권했거든. 그런데 이 원장은 수술 대신 물리치료를 받고 운동하라고 했어. 그 말대로 하니 지금은 허리가 많이 좋아졌어. 물리치료사도 실력이 좋아서 웬만한 정형외과 물리치료보다 낫더라고….”
우리동네의원의 휴진은 당장 이동의 제약이 있는 홍동면 노인들에게 문제가 된다. 이씨는 “이제는 버스 타고 홍성읍으로 나가서 물리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홍동면에서 읍내 가는 시내버스는 한 시간에 한대꼴로 있다.
시장과 공공의 ‘빈틈’
우리동네의원은 홍동면의 주민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한 ‘홍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홍성의료복지사협)’이 2015년 5월 설립한 병원이다. 홍동면은 1959년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인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소비조합 구판장(풀무생협)’이 탄생한 곳이고, 지금도 40여개 협동조합과 100여개의 주민조직이 활동할 정도로 협동조합 운동이 활발하다. 홍성보건소 산하의 홍동보건지소에서 공중보건의(공보의)로 일했던 이 원장도 공보의 복무를 마친 뒤 마을에 남아 협동조합 방식으로 병원을 만드는 일을 고민했다.
“보통 공보의를 마치면 다들 도회지로 가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은 마을에 남아서 주민들 대상으로 ‘집에서 할 수 있는 응급처치법’ 같은 걸 알려주더라고요. 그때 의기투합한 주민들이 이 원장과 함께 협동조합을 만들고 병원을 세운 거죠.” 금창영 홍성의료복지사협 이사장의 말이다. 이 원장은 협동조합의 설립을 주도한 인물이자, 협동조합에 의해 고용된 ‘페이닥터’다.
우리동네의원이 설립됐을 때는 지금의 자리에서 2㎞ 떨어진 홍동면 금평리에 있었다. 금평리 병원 개원식에서 마을의 큰 어른인 홍순명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전 교장이 ‘건강이란 신체·정신·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身體精神與社會相關完全健康)’라는 붓글씨를 써 이 원장에게 전달했다. 세계보건기구(WHO) 헌장 전문에 나오는 글귀다. 이 원장은 이 뜻을 담아 우리동네의원 소개 글을 이렇게 썼다. “지역 주민들이 의료 소비자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의료 전문가와 협동해서 적극적으로 자신과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주체가 돼가도록 돕겠습니다.”
우리동네의원은 가정의학과 기본 진료, 금연 진료, 영유아 검진, 성인 예방 접종, 수액·영양치료, 통증치료(물리치료) 등을 제공한다. 걷기 모임과 ‘허리건강실천단’ 같은 주민 모임을 꾸리고, 생애주기별 맞춤형 건강 교실도 운영한다. 임종을 앞두고 병원 방문을 거부한 채 자택에 머무는 주민에게는 방문 진료로 상태를 살피고, 사망 후에는 사망진단서 작성까지 맡는다.
민간 병원이 많지 않은 농촌 지역에서는 통상 보건소나 보건지소 같은 공공기관이 1차 의료 서비스를 맡는다. 읍에는 보건소, 면에는 보건지소가 설치되고 공보의가 배정된다. 하지만 현재 대다수의 농촌에서는 이런 공공의료 서비스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홍성보건소와 산하의 보건지소에서 근무하는 공보의는 모두 18명인데, 의과는 4명뿐이고, 나머지는 치과(4명)와 한의과(10명)에 속한다. 의과 공보의 1명은 보건소에서 일하고, 나머지 3명은 보건지소를 순회하면서 진료한다. 홍동보건지소에는 화요일에만 의과 진료가 가능하다. 올해 4월에는 의과 공보의 3명이 전역한다. 홍성군청 관계자는 “4월 이후 의과 공보의가 채워질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보건복지부로부터 답을 받지 못했다. 전국의 모든 보건소와 보건지소가 같은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평리에 있던 우리동네의원은 2023년 지금의 자리인 운월리로 이전했다. 금평리 시절에는 하루 환자가 25명 수준이었는데, 면소재지인 운월리로 옮기자 환자가 2배로 늘었다. 홍동면은 약국이 없다. 이에 ‘의약분업 예외지역’으로 지정돼 병원에서 직접 약을 짓는다. 공공과 시장이 책임지지 않는 농촌 의료 서비스를 마을 주민들이 협동조합의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던 것이다.
왕진하는 주치의
이날 우리동네의원 앞에는 ‘홍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라고 적혀 있는 흰색 승합차가 주차돼 있었다. 이 원장과 간호사들이 방문 진료(왕진)를 위해 타고 다니던 차량이다. 송민수 간호사의 말이다. “제가 2019년에 병원에 들어왔는데 원장님이 계속 왕진을 하는 거예요. ‘어떤 어르신이 진료를 보고 가셨는데 신경이 자꾸 쓰인다, 병원에 오셔야 하는데 안 오신다’면서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소액의 진료비를 받았죠. 제가 ‘진료비를 더 받아야 한다’고 얘기했더니 원장님이 ‘내가 너무 궁금하고 걱정돼서 가는 건데, 어떻게 진료비를 더 받아요?’ 하더라고요.” 지금은 보건복지부가 ‘1차 의료 방문 진료 수가 시범사업’을 하고 있어서 왕진에 대한 수가가 정해져 있지만, 당시만 해도 왕진은 진료수가 항목이 아니었다.
우리동네의원은 거동이 불편해 진료를 보러오기 어려운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주민들의 집도 방문한다. 이 원장이 쓰러지기 전까지 이 원장과 송 간호사 그리고 우리동네의원의 사회복지사가 한 팀으로, 정기적으로 환자의 집을 방문해 환자의 몸 상태를 살폈다. 홍성에서 우리동네의원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2차 의료기관인 홍성의료원뿐이다. 송 간호사는 “우리가 돌봤던 장기요양등급 환자가 총 17명이었는데, 우리가 휴진에 들어가면서 이분들을 돌보지 못하게 됐다. 가장 걱정되는 분은 욕창이 있는 환자인데, 홍성의료원에 따로 부탁을 드렸다. 거기도 공보의 부족으로 난처해 하긴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 원장의 진료실에 들어가 보니, 진료용 침대에 2026년 달력이 쌓여 있었다. 달력 하단에는 그달에 맞는 건강 팁들이 적혀 있다. ‘농사일 틈틈이 허리 스트레칭(6월)’,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서 쉬어요. 국물음식, 냉국, 미숫가루로 몸을 달래는 것도 좋아요(7월)’, ‘뜨거운 목욕은 안 돼요.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는 것이 좋아요. 기관지 마르지 않게 물을 자주 마시세요(11월).’ 올해가 오기 전 주민에게 돌리려 했던 달력인데 휴진 사태로 전달하지 못했다.
조합원들은 이 원장의 병원비와 생활비를 모금 중이다. 이재자씨가 말했다. “수술비, 병원비가 많이 나오겠지. 주변 할머니들한테 (모금하자고) 얘기하고 다녀. 노인네들이 큰일은 못 해도, 그런 작은 일들은 누구보다 잘할 수 있거든….” 지난 1월 2일에 시작한 모금은 15일 기준으로 5400만원이 모였다.
더 큰 문제는 이 원장이 돌아오기 전까지 병원을 유지하고 환자를 돌보는 일이다. 조합은 의사 커뮤니티에 ‘임시 의사 모집’ 공고를 냈다. 공고를 보니 급여는 하루 40만원(세후), 숙식도 제공한다고 나왔다. 이 원장보다 급여 수준은 높지만, 일반 의사 급여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일주일에 1~3일 만이라도 와준다면 병원을 유지하고 환자들을 받을 수 있거든요. 하지만 선뜻 오겠다는 의사는 없네요.” 금창영 이사장의 말이다. 어르신 환자들은 읍내로 나가기도 하고, 병원 가는 일을 포기하기도 한다. ‘주치의’로서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져온 병원인지라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진다. 우리동네의원은 다시 문을 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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