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폰테크 ‘중국 해양굴기 억제’ 골든타임 잡아라···바다로 번진 ‘패권 경쟁’[마가와 굴기 넘어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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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중 날짜26-01-17 05:44 조회0회 댓글0건본문
해군 함정 수에서 미국(지난해 1월 기준 296척)이 중국(370척)에 추월당한 건 상징적이다. ‘움직이는 군사기지’로도 불리는 항공모함은 여전히 미국(11척)이 압도적이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지난달 공개한 ‘2025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중국(3척)이 2035년까지 항공모함 6척을 건조해 총 9척을 운용하려 한다고 위기감을 내비쳤다.
미국을 넘어서려는 중국의 ‘해양굴기’를 억제할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미국 스스로 선박을 빠르게 만들어낼 능력이 거의 바닥난 반면, 중국 조선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는 이런 맥락에서 닻을 올린 것이다. 마스가는 지난해 7월 한·미 관세협상 타결 과정에서 역할을 한 뒤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황금함대’ 구상 발표로 탄력을 받았다.
다만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 미국 군함의 해외 건조를 금지한 법령 개정이 필요한 데다, 중국의 견제도 변수다. 나아가 미국 정권 교체 가능성과 미·중관계를 비롯한 국제질서 변화도 신경써야 할 대목이다.
이처럼 마스가는 미·중 해양패권 경쟁과 직결된 문제다. 해군력 유지를 위해선 자국의 탄탄한 조선업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미국 조선업은 숙련 인력 부족과 설비 노후 등으로 경쟁력이 날로 저하되고 있다.
군함 한 척을 건조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유지·보수·정비(MRO)가 지연되며 함정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때 고치지 못해 선박의 퇴역 시기가 앞당겨지고, 유지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더 값싸게, 더 빠르게’ 배를 만드는 동맹국에 손 내밀었다. 선박은 크게 상선과 상선 외 선박으로 나뉘는데, 상선을 잘 고치고 잘 만드는 한국 조선사의 능력을 미국 군함에 적용하려는 것이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은 군함 건조 경험도 있다.
이 같은 미국의 조선업 재건 의지는 새로운 시장이 필요한 한국 조선업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그 결과물이 바로 마스가다.
즉 마스가는 겉보기엔 민간기업이 중심이 되는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이지만, 중국이 ‘보이지 않는’ 이해당사자로 껴있는 지정학적 사업이자 상선과 군함이라는 서로 다른 시장의 만남이기도 하다.
한국 기업은 미국 군함 MRO부터 뛰어들고 있다. 현재 한국 기업들이 맡은 미 해군 MRO 사업은 수익성이 낮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MRO는 일종의 ‘미끼상품’으로서 기능한다.
한국 기업이 당장 미국 군함을 건조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MRO→설계→신조’ 순서로 단계적으로 미 함정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MRO는 미국 함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미 해군에 신뢰를 쌓는 과정인 셈이다.
한국 조선사들은 속속 ‘미끼’를 던지고 있다. 한화오션이 그간 총 5건(4척+재정비 1건)을 맡았고 HD현대중공업이 이달 두 번째 정비를 시작한다. 미 전투함 등 주요 함정의 MRO 사업 참여를 위해 필요한 함정정비협약(MSRA) 인증은 현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보유 중인데, HJ중공업·SK오션플랜트 등도 취득을 앞두고 있다.
한국 기업의 또 다른 목표는 미국 전략상선단 건조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전략상선단은 평시엔 상선이지만, 유사시 군수물자 운송 등에 동원되는 배를 일컫는다.
2024년 말 미 의회에서 초당적으로 발의된 ‘선박법’(SHIPS for America Act)에는 전략상선단 규모를 10년 내 약 250척으로 늘리겠다는 내용이 담겨, 높은 상선 신조 수요가 예측된다.
미국은 주요 법령을 통해 자국 조선업을 보호해왔다. 이는 한국 조선업에는 진출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우선 상선은 ‘존스법’(Jones Act)에 가로막혀 있다. ‘존스법’은 미국 내 상품 수송은 미국에서 건조되고, 최소 75%가 미국 소유이며, 미국인 선원으로 구성된 선박만 가능하도록 규제한다.
군함 신조에는 ‘번스-톨레프슨법’(Byrnes-Tollefson Amendment) 개정이 필요하다. 이 법은 미국 군함이나 해당 선박의 주요 구성물은 외국의 조선소에서 건조 불가하도록 규제한다. 단, 국가안보 목적에 따른 일부 예외는 인정된다.
현재로선 행정명령이 법령을 우회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안이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해결책이고, 미국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 현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한국 기업이 시설투자를 다 해놨는데, 정권이 교체돼 마스가 원동력이 떨어지면 한국 기업이 그 피해를 떠안을 수 있다.
한화오션의 필리조선소처럼 국내 조선소가 아닌 미국 현지 조선소에서 만드는 방법도 있다. 다만 이는 현지에서 기반을 다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국내 인력 유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군 대령 출신의 박범진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한국 기업이 현지에서 인력 교육도 시켜야 하고, 조선사가 가면 기자재 중소업체들도 같이 가야 한다”며 “이는 한국 조선업의 공동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했다.
결국 미 의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데, 개정 가능성은 안갯속이다. 미국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 의회에는 상선 군함 관련 규제를 폐지·우회하는 여러 법안이 발의됐지만, 반대로 더욱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미 하원에서는 미국 국적 상선 운송을 보호하는 취지의 법률 개정안이 압도적 찬성(373 대 14)으로 의결됐다. 이 법안은 ‘교통부가 조달, 제공 또는 자금을 지원하고, 해상 선박으로 운송되는 장비, 자재 및 상품의 100%를 미국 국적 상선으로 운송하도록’ 규정했다. 핵심은 비율이다. 현행 ‘최소 비율’(일반적으로 50%)에서 ‘100%’로 높인 것으로, 미 의회가 조선업 보호에 보수적임을 보여준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을 겨냥한 미국무역대표부(USTR) 조사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한화오션 자회사 5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후 미·중 정상이 무역전쟁 확전 자제에 합의하며 제재는 1년 유예됐으나, 중국 규제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한화오션 제재 문제만 보더라도 단순히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며 “미·중, 한·중, 한·미 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 입장에서 (마스가가) 단순한 조선업 협력이 아니고, 자국을 겨냥한 미국의 군사력 확장에 한국이 지원을 하고 있다는 판단을 하면 언제든지 (제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로선 한국 정부가 ‘민간기업이 하는 일’이라고 방어 논리를 펼칠 수 있지만, 미 군수물자 사업에 깊이 연계될수록 설득력이 떨어진다. 강 교수는 ‘한화오션이 만든 선박이 남중국해에서 항해하는 상황’을 예로 들며, 납품과 용도를 구분해 중국을 설득하는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미 군함 시장 진출은 한국 조선업에 기회다. 특히 상선 시장에서 점유율이 중국에 점점 밀리는 상황에서, 군함은 한국 기업에 새로운 수익 창출의 장이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군함은 상선과는 달리 (수요의) 예측 가능성이 높고 꾸준함이 있다”며 “중국 조선소들도 자국 상선이나 군함을 수주하며 슬럼프에서 살아남았다”고 했다.
다만 환호는 거두고 차분하게 불확실성을 제거해나가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 교수는 “한동안 마스가라는 말로 한국 사회가 붕 떠 있었던 거 같다”며 “우리에겐 분명 기회이지만,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마스가가 한국에 실익을 줄 수 없다고 판단되면 빠르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장기 계획을 마련해야 하고, 미국 법령 개정을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형사 기소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미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국제 금값이 급등했다. 역대 연준 의장과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공동으로 비판 성명을 냈고, 공화당과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현지시간) 앨런 그린스펀·벤 버냉키·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과 제이슨 퍼먼·그레고리 맨큐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티머시 가이트너·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 등 13명은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이건 제도가 취약한 신흥시장에서나 통화정책을 입안하는 방식이며 인플레이션과 더 넓게는 경제 기능에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수반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치주의가 우리 경제 성공의 토대이자 가장 강력한 힘인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성명에 동참한 이들은 로널드 레이건, 조지 H.W.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조 바이든 등 역대 공화당과 민주당 정권에서 두루 재직했다. 옐런 전 의장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에 대한 형사 기소 추진에 대해 “극도로 소름 끼친다”라며 “(금융)시장은 이 사안을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연준의 독립성 및 통화정책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3.1% 오른 온스당 4638.2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장악이 1970년대식 ‘대인플레이션’이 재발할 수 있다는 경제 전문가들의 경고도 나왔다. 아타칸 바키스탄 베렌버그 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연준이 심각한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통화 완화 정책을 추구한다면, 1970년대 벌어졌던 최악의 위험 시나리오와 닮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가디언에 지적했다. 재깃 차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교수도 “전 세계에 달러 표시 자산이 얼마나 많은지 잊으면 안 된다”며 “우리가 달러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에 두지 못한다면 이 같은 자산 가격도 함께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미국 대통령과 연준 의장 간에 벌어지는 사상 초유의 정면충돌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에 대한 형사 기소 추진이라는 초강수 카드까지 꺼내 든 것은 파월 의장이 오는 5월 의장 임기가 끝난 후에도 연준에 남아 2028년까지 이사 임기를 다 채울 경우, 연준의 과반수를 친트럼프 인사로 채우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정권 때 임명된 리사 쿡 이사를 해임하기 위해 연방주택금융청을 동원해 대출 기록을 탈탈 털었지만 결국 법원의 제동으로 실패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제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의 충돌은 단순히 금리에 대한 문제를 넘어 “권력에 대한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연준을 누가 장악하고 통제해야 하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싸움이 됐다는 것이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는 차기 연준 의장이 누가 되더라도 “내 뜻과 다르게 움직이면 파월처럼 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요한 공격에도 그동안 대응을 자제해 왔지만,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는 전날 영상을 통해 “(개보수 비용은) 모두 핑계일 뿐, 형사 기소 위협은 대통령의 (금리) 선호를 따르지 않은 결과”라고 강조함으로써 그동안 대통령으로부터 받아온 압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금리를 낮추고 싶어하는 대통령과 연준 간의 긴장은 늘 존재해왔지만, 이처럼 연준 의장과 대통령이 드러내놓고 정면충돌하는 것은 미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법적 싸움을 위해 워싱턴 최고 로펌 중 하나를 고문으로 선임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내에서도 역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월 의장 수사가 상황을 “엉망으로” 만들었으며,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인 존 케네디 공화당 의원(루이지애나)은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가 “금리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어 대출 비용을 오히려 상승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법적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후임 의장 인준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베선트 재무장관 이례적 메시지구윤철 만난 후 “원화 약세 우려”1480원 목전서 1460원대로 하락정부도 “거시건전성 조치 검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사진)이 원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우려하는 ‘구두개입성’ 메시지를 내놨다. 미 재무장관이 특정 국가의 통화가치에 영향을 주는 발언을 내놓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1480원을 위협하던 원·달러 환율은 15일 1470원 밑으로 내려와 새해 들어 처음으로 하락 마감했다.
정부는 불법 외환거래 대응반을 출범하고,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달러화 매수 수요를 누르기 위해 추가적인 거시건전성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베선트 장관은 14일(현지시간) SNS에서 “최근 원화의 약세는 한국의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과는 부합하지 않는다”며 “외환시장에서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미 재무장관이 한국 원화 약세에 우려를 표명한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이어 “미국 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 산업 분야에서의 한국의 강력한 경제 성과가 한국을 아시아에서 미국의 핵심적인 파트너로 만든다”고 재확인했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12일 미국 워싱턴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양자회담을 한 후 글을 게재했다. 이후 미국 재무부도 공식 보도자료로 발표했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와 사전 교감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베선트 장관 발언 이후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8원 내린 1469.7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 11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으나 이날 개장 직후보다는 낙폭이 축소됐다.
정부는 이날 최근 환율이 한국 기초체력과 괴리가 있다고 보고 향후 금융기관에 고강도의 거시건전성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투자자들이 달러를 계속 사들이면서 환율 상승을 야기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지영 재경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의 환율 상황은 거시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됐다”며 “시장 안정성을 회복하고 유지하기 위해 거시건전성 차원의 조치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시건전성 조치를 두고 “자본 유출입을 관리하는 정책을 의미한다”며 “이번 조치는 금융기관을 우선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정부는 ‘범정부 불법 외환거래 대응반’도 출범시켰다. 재경부와 국가정보원, 국세청, 관세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참여하는 대응반은 외국환은행을 거치지 않는 불법 해외 송금, 해외 자산 도피, 역외 탈세, 자금세탁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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